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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 식물 가이드

벌레와의 전쟁 – 여름철 실내 식물 해충 퇴치법

by 식물과 나 2025. 6. 4.

 

벌레와의 전쟁 – 여름철 실내 식물 해충 퇴치법

여름은 식물에게 성장의 계절이지만, 해충에게도 황금기다. 특히 창문을 조금만 열어도 진딧물, 깍지벌레, 응애 같은 벌레들이 슬그머니 찾아온다. 나도 식물 키우기 초창기에는 여름마다 벌레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물만 잘 주면 되겠지 싶었는데, 어느 날 잎 뒷면에 작은 점 같은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 글에서는 내가 겪은 실내 해충 문제들과, 직접 사용해 본 퇴치 방법들을 정리해본다.

여름철 실내 식물에서 자주 나타나는 해충

1. 진딧물

잎 뒷면이나 새순에 몰려드는 초록색이나 검은색의 작고 부드러운 벌레들이다. 식물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번식력이 정말오 엄청나다. 감지하지 못하면 며칠 만에 식물이 망가질 수 있다.

2. 깍지벌레

하얗거나 갈색의 딱딱한 껍질을 가진 해충으로 줄기나 잎자루에 달라붙는다. 겉보기엔 흙먼지 같지만 손톱으로 살짝 긁으면 벌레가 떨어져 나온다. 산세베리아, 고무나무류에서 자주 발견된다.

3. 응애(거미응애)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잎에 하얗게 점들이 생기거나 미세한 거미줄이 보인다면 의심해야 한다. 건조한 환경에서 특히 기승을 부리는 해충이다.

4. 버섯파리(초파리류)

물주기가 과하거나 흙 속 유기물이 많을 때 생기기 쉽다. 작고 날아다니는 벌레가 식물 근처에서 맴돌며 미관을 해치고, 흙 속 뿌리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실내에서 가능한 해충 퇴치법

1. 식물 샤워하기

해충이 발견되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로 씻어내기’다. 샤워기나 분무기를 이용해 잎 뒷면과 줄기를 깨끗이 씻어주면 대부분의 진딧물, 응애는 제거된다. 단, 잎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로 부드럽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2. 면봉과 알코올

깍지벌레처럼 잘 떨어지지 않는 해충은 알코올에 적신 면봉으로 하나하나 제거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나도 처음에 고무나무 잎 사이사이로 숨은 깍지벌레를 이 방법으로 제거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깔끔하게 없어졌다.

3. 천연 살충제 만들기

내가 자주 사용하는 조합은 식초 + 물, 혹은 마늘 + 물이다. 식초 1 : 물 10 비율로 희석해서 분무기에 담고 식물에 골고루 뿌려준다. 마늘 2~3쪽을 찧어서 물 500ml에 넣고 하루 정도 우려낸 뒤 분사하면 해충 퇴치 효과가 꽤 있다. 단, 햇빛 강한 날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4. 흙 겉면 정비

버섯파리나 알이 자주 생기는 흙 위쪽은 말끔히 정비해야 한다. 나는 주기적으로 흙 위에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덮어주거나, 겉흙을 걷어내고 새 흙으로 교체했다. 이 방법만으로도 날아다니는 벌레들이 확연히 줄었다.

5. 통풍과 습도 조절

해충은 통풍이 안 되고 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한다. 하루 한두 번은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습도가 과도하게 높은 경우엔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병행해 사용했다. 나처럼 고사리류를 키우면서 습도 관리를 못하면 응애가 쉽게 생기니 주의해야 한다.

 

실전 경험: 내가 겪은 해충관련  아픈 기억들

① 진딧물 대량 발생 사건

작년 여름, 스킨답서스 새잎이 자꾸 말라가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잎 뒷면에 작은 초록 벌레들이 모여 있었다.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벌레를 무서워하는 내가 혼자 샤워기로 잎을 씻고, 식초물을 만들어 분사했을 땐 마치 전쟁이었다. 다행히 일주일쯤 관리하자 새잎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고, 식물도 나도 겨우 살아났다.

벌레와의 전쟁 – 여름철 실내 식물 해충 퇴치법
진딧물

② 깍지벌레의 은신 대작전

 

고무나무 줄기에 먼지처럼 붙은 걸 처음엔 그냥 묻은 흙인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날 줄기와 잎이 점점 마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고, 면봉으로 긁어보니 딱딱한 껍질이 우수수 떨어졌다. 당시엔 식물 키운 지 3개월밖에 안 됐을 때라 거의 멘붕이었지만, 알코올 면봉으로 3일 동안 하나하나 닦아내며 버텼다. 그 식물은 지금도 우리 집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③ 응애와의 지독한 싸움

칼라데아 잎에 하얀 점이 생기고 반짝이는 점액 같은 흔적이 보이길래 혹시나 하고 확대경으로 봤더니, 진짜 응애가 기어다니고 있었다. 특히 응애는 거미줄 같은 얇은 실을 만들어 잎 사이에 숨어 있어 발견이 늦어지기 쉽다. 나는 샤워기 세척 → 마늘물 분사 → 하루 간격 환기 루틴으로 대응했고, 그 뒤로는 습도를 60~70% 유지해가며 응애 재발을 막고 있다.

마무리하며

식물 키우기의 꽃은 잎이 싱싱하게 피어나는 순간이지만, 그 잎을 괴롭히는 해충과의 싸움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경험해보니, 벌레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식물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신호라과 볼 수 있다. 제대로 잘 관찰하고, 반응하고, 돌보는 습관이 있다면 여름도 충분히 견디어 낼 수 있으며 경험이 쌓이다보면 충분히 잘 이겨낼 수 있으니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가 경험한 것들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우리 함께, 올여름에도 초록을 반드시 지켜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