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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 식물 가이드

식물도 나처럼 예민해 – 트레디스칸티아의 변덕스러운 잎색 변화 기록

by 식물과 나 2025. 4. 21.

트레디스칸티아(Tradescantia)는 이름부터 낯설지만, 막상 만나보면 그 매력에 빠져드는 식물이다. 보라빛, 초록빛, 은빛이 혼합된 독특한 잎을 가진 이 식물은 실내 공간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다. 하지만 내가 이 식물을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는 단순한 외형 때문이 아니다. 변화무쌍한 잎의 색깔 때문이며, 그 변덕스러움이 마치 내 감정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잎의 색이 자꾸 달라진다

트레디스칸티아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진한 보라색과 선명한 초록색의 조화를 보고 되게 특이하고 이쁜 식물이네 하고 감탄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잎의 색이 탁해지고, 보라빛은 점점 사라졌다. 나는 당황했고,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때 알게 된 사실은 이 식물이 주변 환경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예민한 식물’이라는 것이었다.

예민한 식물과 예민한 나

빛의 세기, 온도, 습도, 물의 양. 이 모든 것이 트레디스칸티아의 잎색에 영향을 준다. 마치 주변 환경에 따라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조명이 약하면 초록빛이 강해지고, 햇살이 많을수록 보라빛이 선명해졌다. 나는 매일 아침 잎의 색을 확인하면서 그날 내 기분도 함께 들여다보게 되었다.

감정 라벨링과의 연결

나는 잎의 색 변화에 감정 키워드를 붙이기 시작했다. 보라빛이 짙은 날에는 ‘열정’, ‘에너지’ 같은 강렬한 느낌의 단어를, 연두빛이 두드러진 날에는 ‘차분함’, ‘기다림’ 같은 차분한 느낌의 키워드를 선택했다. 그렇게 트레디스칸티아는 나의 감정 거울이 되었고, 매일의 기록 루틴 속 중심이 되어갔다.

 

식물도 나처럼 예민해 – 트레디스칸티아의 변덕스러운 잎색 변화 기록

환경 조절로 다시 살아난 잎

한때 잎의 색이 바래지고 힘없이 늘어지던 시기가 있었다. 나는 그 원인을 찾기 위해 하나씩 주변 환경을 점검하며 뭐가 잘못된 건지 찾아 나섰다. 조명은 충분한지, 환기는 잘 되는지, 물은 과하지 않은지. 작은 습관들이 쌓여 트레디스칸티아는 다시 색을 되찾았다. 그리고 나도 그 과정을 함께 겪으며,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배워갔다.

잎색 변화로 알아보는 관리 팁

  • 빛: 트레디스칸티아는 간접광을 좋아한다. 직사광선은 잎을 태우고, 너무 어두우면 색이 빠진다.
  • 물: 겉흙이 마르면 주되, 물빠짐이 좋은 화분을 써야 한다. 잦은 과습은 잎 끝이 검게 변하게 만든다.
  • 습도: 실내 습도가 너무 낮으면 잎이 말라간다. 분무나 근처에 물잔을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 공기 흐름: 통풍이 안 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창문을 자주 열어주는 것이 좋다.
  • 감정 키워드 루틴: 매일의 잎색을 관찰하며 감정 키워드를 적는 루틴은 내면을 돌아보는 좋은 습관이다.

마무리 – 나와 닮은 느낌이 있는 식물 

트레디스칸티아는 단순히 예쁜 실내식물이 아니다. 예민하고 섬세하지만,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면 누구보다 화려하게 빛나는 존재다. 나 역시 때로는 그러한 삶을 살고 싶기도 하다. 흔들리는 감정도, 조심스러운 나날도 모두 의미있는 멋진 색깔이 된다. 그리고 그 색은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희망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