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식물, 다시 살린 이야기 – 반려식물 회복일지
처음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단순히 물만 잘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식물은 생각보다 예민하고 섬세했고, 나의 작은 실수 하나로도 금세 시들거나 누런 잎을 떨어뜨리곤 했다. 어느 날 스킨답서스 화분의 잎이 하나둘씩 노랗게 변하더니 줄기마저 흐물흐물해졌다. 나는 그 식물이 이미 수명을 다해 죽었다고 생각했고, 한동안 물을 주지도 않고 베란다 구석에 방치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식물은 진짜로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반려식물에게도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글은 내가 직접 경험한 식물 회복의 기록이다. 죽어가던 식물이 어떻게 다시 살아났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떤 것을 느꼈는지 이 공간을 통해 나누고자 한다.
1. 물 과다로 썩어가던 스킨답서스를 되살린 날
내가 키우던 스킨답서스는 처음에는 건강해 보였지만, 한 달 정도 지나면서 잎 끝이 갈색으로 변하더니 줄기까지 무르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식물이 물이 부족해 말라가는 줄 알고 물을 더 자주 줬고, 그것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뿌리는 썩고 있었고, 나는 그제서야 과습이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다.
뿌리를 조심스럽게 꺼내보니 이미 아래쪽은 검게 변해 있었고, 손으로 살짝만 만져도 흐물거렸다. 나는 썩은 뿌리를 모두 잘라낸 뒤, 남은 건강한 줄기만 따로 물꽂이를 해서 다시 뿌리를 유도했다. 그 상태로 2주 정도 지난 후, 작고 하얀 뿌리가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고, 나는 새 화분에 옮겨 심었다.
지금 그 스킨답서스는 예전보다 더 풍성해졌고, 햇빛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죽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식물은 스스로 살고 싶어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2. 빛이 부족해 시들어가던 고무나무를 살리다
고무나무는 비교적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 들었지만, 내 고무나무는 몇 달째 새로운 잎을 내지 않았고, 기존 잎들도 탄 자국처럼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에 병충해로 오해했지만, 이것저것 찾아본 결과 빛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고무나무를 베란다 가까이로 옮기고 하루에 3시간 이상 햇빛을 받도록 조정했으며, 동시에 잎에 주 2회 정도 분무를 해주었다. 3주 정도 지나자 마침내 새 잎이 나오기 시작했고, 잎의 윤기도 점점 돌아왔다.
이 경험을 통해 식물마다 필요한 빛의 양이 다르고, 단순히 물만 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 흙 문제로 고생한 몬스테라, 흙 교체가 살렸다
어느 날 몬스테라 화분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흙 위에는 작은 벌레들이 기어다녔다. 흙을 자세히 보니 물 빠짐이 거의 되지 않았고, 과습과 곰팡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식물을 분갈이했고, 흙은 배수가 잘 되는 상토로 전부 교체했다. 화분도 세척해서 말린 후 다시 심었고, 이후에는 물 주는 주기도 철저히 체크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몬스테라는 이전보다 훨씬 생기가 돌아왔고 새 잎도 돋아났다. 흙 하나로도 식물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마무리: 식물은 회복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식물을 키운다는 건 단순히 인테리어가 아니라 생명을 돌보는 일이다. 한 번 시들었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조금만 관심을 더 가지면 식물은 반드시 거기에 보답하듯 반응을 보여준다. 내가 다시 살려낸 식물들을 보면서 느낀 건, 생명은 결국 회복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 기회를 제공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혹시 지금 시든 식물을 앞에 두고 고민 중이라면, 오늘 이 글이 작은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한다. 식물도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다시 살아날 시간을
스킨답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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