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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 식물 가이드

식물을 통해 감정 기록하는 셀프 테라피 루틴

by 식물과 나 2025. 4. 15.

 

 

식물을 통해 감정 기록하는 셀프 테라피 루틴

마음이 어지러운 날엔 일기를 써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다. 그런데 나는 감정을 글로 풀어내는 게 익숙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몇 번 시도는 했지만 더 나아가지 않고 자주 멈춰버렸다. 그러다 식물을 보면서 기록을 시작하게 됐다. 글이 아니라, 식물의 모습과 함께 내 감정을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식물과 감정을 함께 기록하면서, 나는 나를 더 잘 알게 됐다.

 

왜 식물로 감정을 기록할까?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쉽게 놓치게 된다. 오늘 기뻤는지, 지쳤는지, 괜히 우울했는지도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다. 그런데 식물은 무심코 지나치면 느끼지 못하지만 매일 꾸준하게 지켜보면 작은 변화에도 티가 난다. 잎이 축 처졌거나, 새순이 나거나, 색이 바뀌는 모습을 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내 기분을 되돌아보게 된다. 식물의 모습은 마치 내 감정을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오늘은 너도 조금 지쳐 보이네, 나도 그랬어.” 그런 공감이 생기면서 마음이 차분해졌다.

감정을 기록하는 나만의 루틴

내가 하고 있는 루틴은 아주 간단하다. 하루에 한 번, 식물 옆에 앉아서 짧은 메모를 남긴다. 그날의 식물 상태와 내 감정을 연결해서 기록하는 방식이다. 꼭 글이 아니어도 된다. 나는 목소리로 녹음하거나, 사진으로 남길 때도 있다. 중요한 건 내 감정이 그 순간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인식하는 것이다. 

  • 2025.02.10 / 몬스테라 새잎 올라옴 / 나도 뭔가 다시 시작하고 싶은 기분이다.
  • 2025.02.13 / 잎끝 마름 /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나도 예민한 하루였다.
  • 2025.02.15 / 잎이 더 짙어짐 / 마음이 조금 가라앉고 차분해졌다.

식물을 통해 감정 기록하는 셀프 테라피 루틴

진짜 변화가 생긴 순간

루틴을 시작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메모들을 모아서 다시 읽어봤다. 놀랍게도 내 감정의 패턴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피로, 어떤 날엔 괜히 예민해지는 이유, 그리고 그 사이에 숨겨졌던 안정감도과 반성도 있었다. 감정을 꺼내 쓰는 게 아니라, 식물을 통해 감정을 ‘보게 된’ 느낌이었다. 그걸 인식한 뒤로 나는 조금 더 나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됐다. 내 기분이 왜 그런지 알게 되고, 조용히 수용하게 됐다.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위로였다는 걸 알게 됐다.

 

식물은 조용하지만, 감정을 담아주는 존재다

식물은 전혀 대답하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곁에 있는 그 존재는 나를 지켜봐주고 있었다. 감정을 숨기거나 참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낼 수 있게 도와줬다. 조용한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공간, 그것이 바로 식물과의 시간이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려운 마음이 생기면, 나는 먼저 식물에게 말을 걸고 짧게나마 기록한다. 그게 나를 다치지 않게 지켜주는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마무리 – 감정 기록은 나를 위한 선물이다

매일 식물과 감정을 함께 기록하는 일은 나에게 작은 쉼표가 된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흘려보내는 습관을 들이면서 내 마음은 조금씩 가벼워졌다. 그날의 나를 잊지 않고, 그 순간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시간이 나를 치유해주는 셀프 테라피가 되었다.  감정을 정리하고 싶으면 식물 하나와 함께 감정을 기록해보자. 조용하지만 분명한 위로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