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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 식물 가이드

자기장에 반응하는 식물 – 식물은 지구 자기를 느낄까?

by 식물과 나 2025. 5. 6.

자기장에 반응하는 식물 – 식물은 지구 자기를 느낄까?

식물은 말이 없다. 그러나 빛을 따라 움직이고, 중력에 반응하며, 누군가의 손길에도 반응하는 예민한 존재다. 그런데, 혹시 식물이 '지구 자기장'에도 반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까? 나는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처음엔 믿지 않았고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면밀한 관찰과 실험을 거치며 식물의 '방향 감각'이 단순히 햇빛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은 그 탐험과 기록을 공유하려 한다.

1. 식물이 자기장을 느낀다고?

생명체는 외부 환경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식물도 예외가 아니다. 빛, 온도, 습도, 중력은 물론, 과학자들은 최근 식물이 자기장(Magnetic field)에도 반응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식물은 특정 방향(북쪽 혹은 남쪽)으로 자라려는 성향을 보인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특히 흥미로운 건 크립토크롬(cryptochrome)이라는 단백질의 존재다. 이 단백질은 식물의 생체시계 조절과 청색광 인식에 관여하는데, 자기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즉, 식물이 낮과 밤을 구분하는 생체시계를 통해 자기장에 간접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 나의 실험 – 화분 방향 바꾸기

나는 이 이론이 정말 사실인지 실험해보기로 했다. 준비한 건 같은 종류의 식물 두 화분, 나침반, 햇빛이 비슷하게 드는 창가였다. 한 화분은 북쪽을 향하게, 다른 하나는 동쪽을 향하게 두고 일주일간 관찰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 식물의 줄기 방향, 잎의 각도, 색감 변화를 기록했다.

믿을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놀랍게도 북쪽을 향하게 둔 식물은 줄기가 더 곧게 자라고, 잎이 덜 처졌다. 반면 동쪽을 향한 식물은 곧지 못하고 약간 비틀어진 느낌을 주었다. 실험 결과가 아주 정확하다고 볼 순 없지만, 방향이 식물 성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만큼은 어느 정도 맞는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날의 감정 라벨은 ‘놀람’이었다.

 

3. 과학적 연구 사례 소개

  • 2014년 PMC 논문 – 일부 쌍자엽 식물이 자기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가능성을 제시함
  • 크립토크롬 기반 연구 – 자기장을 인지하는 감각이 광수용체 단백질과 연관 있다는 가설
  • 화분 방향 실험 사례 – 북반구에서 북향으로 자란 식물이 더 안정적인 줄기 구조를 가진다는 관찰 보고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러한 과학적 연구사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과학적 배경을 알게 되면서 나의 관찰도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단순히 ‘내 느낌’이 아니라, 실제 연구와 연결된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4. 감정 라벨링 루틴과 연결하기

나는 매일 식물 옆에 감정 키워드를 붙이는 루틴을 하고 있다. 실험 기간 동안에는 ‘집중’, ‘혼란’, ‘균형’, ‘불균형’ 등의 단어를 식물 옆에 붙이며 나의 기분도 함께 기록했다. 식물 방향이 바뀐 날, 내 감정도 미묘하게 흐트러진 듯한 느낌을 받은 날도 있었다.

‘식물이 자기장을 인식하는 것처럼, 나도 내 주변 환경에 미세하게 반응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과학이 아니라 감각의 문제였고, 관찰을 통해 내 안의 리듬을 되짚어보는 과정이 되었다.

5. 초보자도 할 수 있는 간단 자기장 실험

  • ① 나침반(나침반이 없다면 앱을 깔아서 방향 측정이 가능함)으로 방향 측정 후, 화분을 북향 / 남향 / 동향 / 서향으로 4개 배치
  • ② 매일 같은 시간에 식물 사진 촬영 또는 동영상으로 촬영
  • ③ 줄기 방향, 잎의 기울기, 색상 변화 등 체크
  • ④ 감정 라벨도 함께 기록해 일기처럼 구성

결과가 과학적으로 완벽하지 않더라도, 식물과 나의 상태를 연결해보는 이 실험은 매우 뜻깊은 경험이 될 수 있다.

6. 마무리하며 – 식물의 감각은 어디까지일까?

식물이 자기장을 감지한다는 사실은 당연히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하나는 분명하다. 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고 민감한 생명체라는 것이다. 매일 바뀌는 미세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방향과 중심을 찾으며 살아가는 식물들.

나 역시 그런 식물처럼 살아가고 싶다. 보이지 않는 자기장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내 감정과 리듬을 감지하며 조용히 자라가는 존재로. 식물의 방향은 어쩌면, 우리 마음의 방향과도 닮아 있는지 모른다.

자기장에 반응하는 식물 – 식물은 지구 자기를 느낄까?